한국의 환자안전: 성장과 과제
Patient Safety in Korea: Growth and Chall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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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urpose
Ten years after the enactment of the Patient Safety Act, the First and Second Comprehensive Patient Safety Plans and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s recent patient safety initiatives are calling for expansion in patient safety in Korea. A shared understanding of the current status of patient safety will ensure robust and consistent future planning.
Methods
This study examined Korea's patient safety status from three perspectives: past, present, and future. First, we examined the implementation status of the 13 patient safety tasks proposed in 2011 as of 2024. Second, to assess Korea's international standing, we reviewed Korea's implementation of the WHO's global patient safety indicators. Finally, we compared the Second Comprehensive Patient Safety Plan with the WHO's Global Patient Safety Action Plan (GPSAP) 2021-2030 to identify areas for improvement.
Results
Of the 13 core initiatives proposed in 2011, 10 were implemented to varying degrees by 2024. Of the 10 WHO core patient safety indicators, Korea fully met five, partially met three, and has not yet implemented 'national target set for reduction in medication-related harm' and 'patient representatives appointed to governing boards in hospitals.’ Improvements identified in the Second Comprehensive Patient Safety Plan included the GPSAP's regular review system, objective quantitative indicators, and active use of the Patient Safety Network.
Conclusion
Since the enactment of the Patient Safety Act in 2015, patient safety activities have been actively promoted in Korea and significant progress has been made over the past decade. To further advance patient safety in Korea, a patient safety action plan must be established to address challenging tasks, actively utilize patient safety collaboration networks from the outset, and evaluate patient safety activities through a balanced perspective and objective indicators.
Ⅰ. 서론
2015년 환자안전분야의 역사적인 환자안전법이 제정된 이후 10년이 되었다. 환자안전법 제정 전후 국내의 환자안전활동은 활성화되었고, 의료계에서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은 크게 개선되었다. 미국과 유럽 등의 국가는 2000년대 초 미국의학원(Institute of Medicine)의 “To err is human” 보고서 이후 환자안전활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1,2]. 2002년 세계보건총회의 결의안은 환자안전활동을 전세계적 활동으로 확산시켰지만 국내에서는 환자안전활동이 활성화되지는 않았다[2]. 국내에서는 2010년에 발생한 두가지 사안으로 환자안전이 주목을 받고 활동화되는 동력을 얻게 되었다(Figure 1). 이는 ‘종현이 사건’이라고 불리는 ‘빈크리스틴 투약오류’ 사건과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출범이다. ‘종현이 사건’은 추후 유사한 사건 재발 예방을 위한 ‘환자안전법’ 제정 운동으로 이어졌다[3,4,5].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출범 이후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을 위한 교육 및 연구 사업들을 추진하여[4], 국내 환자안전 현황과 개선방향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하였다.
국내에서 환자안전법 시행 이후, 환자안전사고 자율보고와 중대사건 의무보고가 시행되었고, 환자안전종합계획이 1차와 2차에 걸쳐 시행되고 있다. 국내 환자안전은 환자안전법 시행 이전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성장하지 못한 분야와 해결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환자안전법 시행 이후 10년, 2차에 걸친 환자안전종합계획 시행, 세계적 환자안전활동 동향은 국내 환자안전의 새로운 도약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안전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 상황을 균형잡힌 시각으로 공유하고 미래를 계획할 필요가 있다[6]. 다만, 국가차원의 환자안전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2023년 영국의 한 연구기관이 38개국의 환자안전 수준을 평가한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노르웨이, 핀란드에 이어 3위에 올랐다[7]. OECD에 제출한 환자안전지표를 바탕으로 계산한 순위로, 우리나라는 평가에 필요한 17개의 지표 중 12개만 제출하고 있다. 4위를 차지한 일본은 8개만 제출한다. 환자안전수준 비교가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균형있고 포괄적인 환자안전지표 세트와 참여국이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최소한 지표가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는 2021년 74차 세계보건총회에서 글로벌 환자안전활동계획 2021-2030(Global Patient Safety Acton Plan 2021-2030, GPSAP)을 결의하고[8], 2024년에 회원국의 환자안전 핵심지표(patient safety core indicator)와 선진지표(advanced indicator) 현황조사 결과를 ‘세계 환자안전 보고서(global patient safety report)’ 에 공개했다[9]. 세계보건기구의 글로벌 환자안전지표는 국가별 현황과 방향을 제시하고, GPSAP의 전략적 목표(strategic objective, SO)와 개별 전략은 환자안전계획수립을 위한 지침 역할을 한다. 다른 신뢰할 수 있는 평가지표가 없는 경우, 이 지표와 SO를 국내 환자안전 현황을 평가하고 미래를 계획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이 글은 국내 환자안전활동이 새로운 도약을 요구하는 이 시점에서 환자안전 현황에 대한 공동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이는 향후 환자안전활동을 견고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Ⅱ. 본문
국내 환자안전 현황을 과거, 현재, 미래의 세 측면에서 검토하였다. 먼저, 환자안전법 이전과 최근의 환자안전 현황을 비교해 국내 환자안전분야의 성장을 확인하고, 주요 환자안전 이정표를 정리하였다. 다음으로 세계보건기구 환자안전지표의 국내 이행 현황을 검토해 국제사회에서의 위치를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과 세계보건기구의GPSAP를 검토해 환자안전 미래계획의 개선사항을 확인하였다. 이 글은 2023년 한국의료질향상학회(Korean Society for Quality in Health Care, KoSQua) 가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환자안전: 현재와 미래’ 발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다[10].
1. 환자안전법 시행 전후의 환자안전 현황과 환자안전 이정표
1) 환자안전 현황: 환자안전법 시행 전후
환자안전법 시행 전후의 환자안전 현황은 2011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지원으로 진행한 ‘의료기관의 환자안전활동지원 방안을 위한 연구’ 에서 제언한 주요 과제[11]와 2024년 현재 그 실현 여부로 비교했다. 2011년 연구에서 국내외 환자안전 현황을 조사하고, 선진 사례를 분석해, 의료기관의 환자안전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13가지 주요 과제를 제안했다. 이 과제에는 환자안전법 제정, 선도적인 환자안전 전문단체 설립, 국내 환자안전사건 현황 조사, 정부차원의 환자안전 전문기구 설립, 국가차원의 환자안전보고체계 도입 등이 포함되어 있다(Table 1). 주요 과제 중 2024년까지 실현되지 못한 것은 ‘선도적인 환자안전 전문단체 설립’, ‘표준양식의 의료기관용 환자안전보고서 개발 및 배포’, ‘환자안전포털 운영’ 세 가지이다. ‘환자안전개선 활동에 대한 기술적 지원 강화’, ‘환자안전문화 캠페인’, ‘환자안전향상을 위한 정보기술의 활용’, ‘환자안전을 위한 환자참여 활성화’, ‘환자안전연구에 대한 지원 및 활성화’는 실현은 되었으나 그 실현 정도는 평가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환자안전연구는 2010년을 전후로 국내 논문 출판이 증가하기 시작하여, 정부의 환자안전연구관련 재원들이 지원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Figure 2). 다만, 연구분야의 우선 순위와 다양성 문제가 해결할 과제로 제기되었다[12,13].
Trends in domestic papers published on "patient safety" from 2000 to 2024. 2015: enactment of the Patient Safety Act.
‘표준양식의 의료기관용 환자안전보고서 개발’과 ‘환자안전포털 운영’은 개발 및 운영의 필요성에 대한 이슈가 있다. ‘선도적인 환자안전 전문단체 설립’은 환자안전 전문가들의 숙원 사업이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앞의 13가지의 주요 과제 이외에도, 환자안전 교육 및 훈련, 적신호사건 보고체계, 의료사고 분쟁 법제도 개선 등이 제안되었고 현재까지 그 일부가 실현되었다. 결론적으로 이 기간동안 환자안전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구축되고 의료기관의 환자안전활동 지원 사업들이 추진되었으나 활성화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2) 환자안전 이정표
환자안전의 발전에 영향을 준 사건을 선정하는 것은 관찰자의 관심과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서는 환자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건에 초점을 맞추었다. 1994년 한국의료QA학회가 창설되었다(Table 2). 2013년 학회 명칭을 한국의료질향상학회(KoSQua) 변경하여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이 학회의 주된 관심영역임을 표방하고 세계 의료 질 관리 패러다임의 전환 추세를 반영하였다[14]. 1995년 서울대병원에서 다른 혈액형의 혈액이 환자에게 수혈되어 환자가 중태에 빠진 사고가 발생한 후, 이를 수사하던 검찰이 병원을 압수수색하면서 수혈오류 보고서 등이 압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이후 한동안 국내 병원에서 ‘수혈오류 보고서’를 비롯해 다른 환자안전 보고서가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했다[15]. 2000년 대한환자안전질향상간호사회(Korean Society on Patient Safety & Quality Improvement Nurses, KoSQIN)의 전신인 한국QI간호사회가 설립되었다. 병원의 QI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간호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학회로, 다양한 교육, 연수, 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09년 대한환자안전학회(the Korean Society for Patient Safety, KSPS)의 전신인 환자안전연구회가 조직되어, 환자안전 법제도 개선 연구를 수행하고, 전문가들 사이에 ‘환자안전법 체계’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16]. 2010년에 빈크리스틴(vincristine)이 척수강내에 투약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의료기관평가인증이 설립되었다. 2015년 환자안전법이 제정되고, 대한환자안전학회(KSPS)가 설립되었다. 이 학회는 ‘환자안전’이 학회 명칭에 들어간 국내 최초의 학술단체이다. 2016년 환자안전법이 시행되고 환자안전보고 학습시스템(Korea Patient Safety Reporting and Learning System, KOPS)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자발적 보고시스템으로 보고건수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초기부터 많은 환자안전사고가 보고되었고 심각한 위해사건도 보고되었다[17,18]. 2017년 입원환자들에 대한 안전관리료가 신설되어 의료기관의 환자안전활동을 이른 시간에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12월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미숙아 4명이 연달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의 초기 대응 문제, 병원의 감염관리, 의료진에 대한 형사 소송과 구속 등 환자안전과 관련된 수많은 문제와 논란을 야기했다[19-21]. 2018년에 제1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이 시행되어 계획에 기반한 환자안전활동이 추진되기 시작했다[22]. 2019년에 15개 공공의료원을 중심으로 국내 환자안전사고 실태 조사가 최초 시행되었다[23]. 2020년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의무보고와 지역환자안전센터 지원 등을 포함하는 환자안전법이 일부 개정되어, 2021년에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의무 보고 제도가 시행되고 5개의 지역환자안전센터가 지정되었다[24,25]. 2023년에는 국제의료질향상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Quality in Health Care, ISQua) 39차 국제학술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이 학술대회는 국내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관련 민간 및 정부기관 관계자들을 집합하게 하고 국제협력을 확장할 수 계기를 제공했다[14]. 2023년 12월에는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이 예정보다 늦게 발표되었으나 광범위한 추진과제를 제시했다[26]. 2025년에는 국가차원의 환자안전 연례보고서가 최초로 발간되었다[27].
2. 세계보건기구 환자안전지표의 국내 현황
1) 세계보건기구의 7대 전략적 목표와 환자안전 핵심지표
세계보건기구의 글로벌 환자안전지표는 2021년 수립된 2021-2030 GPSAP 7대 전략적 목표(SO)에 대한 2030년까지의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해 개발되었다[8,9]. 2023년 완료된 설문조사에서 108개의 회원국이 참여했다. 7대 SO에 대하여 전체 10개의 핵심지표와 추가적인 선진지표들을 선정해 국가별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모니터링하고 있다[28].
7대 SO는 ‘SO1 예방가능한 위해 감소 정책(Policies to eliminate avoidable harm in health care)’, ‘SO2 고신뢰 체계(High-reliability systems)’, ‘SO3 임상과정 안전(Safety of clinical processes)’, ‘SO4 환자 및 보호자 참여(Patient and family engagement)’. ‘SO5 의료인에 대한 교육, 술기 및 안전(Health worker education, skills and safety)’, ‘SO6 정보, 연구 및 위험관리(Information, research and risk management)’, ‘SO7 동반 상승, 동반자 및 연대(Synergy, partnership and solidarity)’ 이다. 각 SO 아래에 5개의 전략이 배치되어 총 35개의 전략이 수립되어 있다(Supplement 1).
환자안전 10개 핵심지표는 ‘국가 환자안전활동 계획 또는 이에 상응하는 계획 수립(SO1)’, ‘중대사건(또는 적신호 사건) 보고시스템 구축(SO2)’, ‘약물관련 위해 감소를 위한 국가목표 설정(SO3)’, ‘보건의료관련 감염 감소 국가목표 설정(SO3)’, ‘60% 이상의 병원에서 환자대표가 운영위원회(또는 이에 상응하는 기구)에 참여(SO4)’, ‘의료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또는 과정에 환자안전교육 과정을 통합(SO5)’, ‘세계보건기구의 의료종사자 안전헌장 시행에 서명(SO5)’, ‘환자안전사고 보고 및 학습 시스템에 참여하는 의료시설이 60% 이상(SO6)’, ‘환자안전 연례보고서 발간(SO6)’, ‘국가 환자안전 네트워크 구축(SO7)’ 이다(Table 3). 예를 들어, SO3에는 정맥혈전증, 진단 오류, 심각한 수혈반응, 인공호흡기관련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의 상당한 감소(국가 목표)를 포함한 13개의 선진지표가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3년 환자안전지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GPSAP의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수준과 지역 수준에서 초기단계의 평가와 권고를 담은 ‘2024년 세계 환자안전 보고서’를 발간했다[9]. 세계보건기구는 이 보고서에서 GPSAP의 진행상황이 아직 더디고 갈 길이 멀다고 현황을 평가하고, 세계 환자안전 보고서와 지표는 시간 경과에 따른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추적하고, 성과를 확인하며,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는 동시에 환자안전에 관한 국가적 공통기반을 제공하는데 필수적인 도구라고 언급했다. 세계보건기구는 ‘The Global Health Observatory’ 웹페이지에 국가별 환자안전 핵심지표 현황과 글로벌 환자안전 전략 점수를 공개하고 있다[29].
2) 세계보건기구 환자안전지표 국내 이행 현황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 환자안전 핵심지표 중 5가지—‘국가 환자안전활동 계획 수립(SO1)’, ‘중대사건(적신호사건) 보고시스템 구축(SO2)’, ‘보건의료관련 감염 감소 국가 목표 설정(SO3)’, ‘의료기관의 환자안전사고 보고 및 학습시스템 참여(SO6)’, ‘환자안전 연례보고서 발간(SO6)’ —를 완전히 충족하는 것으로 응답했고, ‘약물관련 위해 감소를 위한 국가목표 설정(SO3)’과 ‘병원에서 환자대표가 운영위원회에 참여(SO4)’ 지표는 시작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9]. ‘의료인을 위한 교육과정에 환자안전교육 과정을 통합(SO5)’, ‘세계보건기구의 의료종사자 안전헌장 시행에 서명(SO5)’, ‘국가 환자안전 네트워크 구축(SO7)’ 지표는 부분적으로 충족하는 것으로 응답했다(Table 3).
이를 전세계 상황과 비교해 보면, 설문조사에 응답한 국가 중 환자안전을 국가 전략에 완전히 통합한 국가는 3분의 1이 안 되고, 중대사고 보고시스템을 갖춘 국가는 약 38%에 이르지만, 의료기관과 서비스에서 안전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가는 약 4분의 1에 불과해 한국이 SO1, SO2 분야에서 선진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우리나라가 속한 서태평양 지역은 SO1과 SO2 핵심지표와 선진지표에서 다른 지역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SO1 42%, SO1 58%) (Table 3) [9].
SO3 임상과정 안전은 SO1(예방가능한 위해 감소 정책)의 대상 영역으로 선진지표(13개)를 가장 많이 포함한다. 약 41%의 국가가 자국의 특정 상황에 맞춰 다양한 위해요인을 해결하는 환자안전개선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38%는 의료관련 감염 감소 프로그램을, 21%는 약물관련 위해 감소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각각 50%와 25%가 이러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감염관련 항목을 제외한 SO3 분야의 위해감소 관련 자료확보 사업이 전무해, 앞으로도 이 목표의 이행은 계속 뒤처질 것으로 예상된다. SO3 항목 중 약 17%의 국가만이 1차의료에서 환자안전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개선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 국내에서도 1차 의료의 환자안전개선 지원 계획은 있지만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는 않다[26].
SO4 환자와 보호자 참여는 전세계적 이행률이 매우 낮다. 60%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운영위원회에 환자대표를 임명한 국가는 13%에 불과하다. 서태평양 지역도 환자대표를 임명하는 비율이 18% 정도이다. 선진지표 항목은 다양한 정도로 이행하고 있다. 42%의 국가가 환자안전 개선에 있어 환자옹호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지원하며, 25%는 환자옹호자와 시민사회 단체를 포함하는 '환자를 위한 환자 안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환자와 그 가족에게 위해사건을 공개(disclosure)하는 절차를 수립했다. 국가 차원의 선진지표 현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는 위에서 언급한 SO4의 핵심지표나 선진지표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O5 의료인에 대한 환자안전교육 현황을 보면, 20%의 국가가 학부 및 대학원 전문교육과정에 환자안전을 포함하고 있으며, 14%의 국가가 의료인의 면허 및 재면허 요건에 환자안전 핵심역량을 포함시킨다.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50%와 25%의 국가가 이러한 지표를 충족하고 있다. 국내에서 학부과정에서의 환자안전교육의 필요성이 일찍 제기되었고[30],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환자안전교육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지만, 주변국에 비해 환자안전교육은 제도적으로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다.
SO6 정보, 연구 및 위험관리 부문에서는 70%의 국가가 환자안전 보고 및 학습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환자안전 연례보고서를 발간하는 국가는 18%에 불과하며, 17%의 국가만 환자안전연구를 우선시한다. 우리나라는 중앙환자안전센터가 2025년 7월 "2024 환자 안전 연례보고서"라는 명칭의 환자안전 연례보고서를 발간했다[27]. 환자안전연구는 환자안전종합계획에 포함되어 1차와 2차에 걸쳐 추진되고 있다. 다만, 정부지원금을 받는 연구과제 중 환자안전연구의 우선순위로 선정되어 있는 1순위와 2순위의 연구는 단 한 건도 없어, 우선순위가 높은 주제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기위한 정책 개정이 필요하다[13].
마지막으로 SO7 동반상승, 동반자 및 연대 영역에서 전 세계 국가의 21%가 환자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모범사례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 환자안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러나 환자안전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정 기전을 구축한 국가는 17%에 불과했다. 서태평양 지역은 국가별 환자안전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다. 58%의 국가가 환자안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25%는 효과적인 조정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33%는 GPSAP에 맞춰 국가 목표 및 세부 목표를 정의하고, 25%는 GPSAP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환자안전 네트워크가 부분적으로만 구축되어 있어, 산적한 환자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정부기관의 협력 네트워크를 조속히 구축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3.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과 세계보건기구의 GPSAP
1)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의 구성과 추진과제
제2차 종합환자안전계획은 제1차 종합환자안전계획의 성과와 세계보건기구의 GPSAP를 바탕으로 국내 전문가와 정부기관의 광범위한 논의를 거쳐 수립되었다[26]. 제2차 종합 환자안전계획 수립 과정에서 GPSAP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따라서 GPSAP의 SO 및 전략을 반영하기 위해 종합계획의 기존 체계를 개정했다. 이에 따라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은 국민참여 활성화, 보건의료기관 역량 강화, 지원체계 확충이라는 3대 추진전략 하에 7대 핵심과제와 각각의 5개의 세부 추진과제 구조를 가진다(Table 4). 7대 핵심과제의 명칭도 GPSAP의 7대 SO와 거의 동일하다. 예를 들어, ‘환자와 보호자의 환자안전활동 참여 확대’, ‘환자안전 협력 네트워크 구축’, ‘예방가능한 환자안전사고 감소 정책 추진’ 등이 있다.
세부 추진과제는 GPSAP의 35개 전략을 반영하지만, 제1차 종합계획 평가에서 개선 기회가 여전히 남아있고, 전문가 자문에서 우선순위로 제안된 사업들이 선정되어 있다. 핵심 과제4의 세부 추진과제에는 "환자 안전 사고 보고 및 학습 시스템 발전", "의약품 사용, 관리 및 수혈 안전 강화", "의료기기 및 기타 의료 제품의 안전 확보"가 포함된다.
2)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의 개선사항: GPSAP와의 비교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의 35개 세부 추진과제와 하부과제는 환자안전의 거의 전 범위를 포괄하며 4년 이내에 완료되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러한 목표를 10년 안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세계보건기구는 핵심지표와 선진지표를 설정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 상황을 검토하며, 보고서를 통해 현황을 평가하고 회원국에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은 추진 계획의 진행 상황을 검토하는 체계를 명시하지 않았으며, 명확한 정량적 지표도 제시하지 않았다.
추진과제의 진행상황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공유하지 않으면, 과제의 지연을 조기에 인지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기회를 놓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서태평양 지역 국가의 25%는 GPSAP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그룹에 포함되어야 하며, 환자안전종합계획 또한 정기적인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의 GPSAP는 정부 차원의 실행 계획이지만, 민간 부문과 정부 기관 간의 협력이 성공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GPSAP는 국가 환자안전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환자 안전 연례보고서를 정보 공유의 중요한 도구로 간주한다[9]. 환자안전종합계획도 환자안전 협력네트워크에서 정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며, 환자안전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올해 발간된 ‘2024 환자안전 연례보고서’는 환자안전종합계획의 일부 진행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공했다[27].
제2차 종합 환자안전계획의 정량적 평가지표는 세 가지이다. 환자안전 캠페인 연간 1만명 참여(2022년 4,300명, 2027년 10,000명), 환자안전 전담인력 배치율 40% 이상 달성(2022년 25%, 2027년 40%), 실증자료 수집 및 분석 확대(2022년 15개 기관, 2027년 75개 기관) [26]. 35개의 세부 추진과제와 그 하부 과제를 고려할 때 정량적 평가 지표는 매우 미흡하다. ‘환자안전 통합 정보시스템’과 같이 과제의 특성상 ‘합격 혹은 불합격’ 방식의 평가가 필요한 과제들이 있지만, ‘보건의료기관 위험관리체계 확립’이나 ‘중소 보건의료기관 환자안전활동 역량 강화’(핵심과제3) 등은 정량적 평가지표 설정이 가능해 보인다. ‘약물관련 위해’를 예를 들면, ‘고위험약물관련 위해 감소’를 목표로 국가차원에서 ‘고위험약물 권고목록’을 제안하고, ‘고위험약물관련 위해’ 표준 평가방법, 감시시스템, 예방시스템을 연구개발해 의료기관에 배포할 수 있다. 그 이후 ‘고위험약물 관련 위해 감소율’를 목표로 제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GPSAP의 부제는 “보건의료에서 피할 수 있는 위해를 없애기 위해(Towards eliminating avoidable harm in health care)”이다. ‘SO3 임상과정 안전’의 핵심지표 2개와 선진지표 13개는 개별 위해사건 유형에 대하여 위해 감소를 위한 국가목표를 설정하게 한다. 제 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의 주요 배경에도 ‘실질적으로 환자 안전사고 감소에 기여하도록 보건의료현장에서 적용가능한 대책’의 필요성이 포함되었으며, 핵심과제4 ‘예방가능한 환자안전사고 감소 정책 추진’ 또한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핵심과제4와 세부 추진과제에는 정량적 평가지표가 필요하지만, ‘의약품 사용·관리 및 수혈의 안전성 강화’와 ‘의료기기 및 기타 의료제품의 안전 보장’ 과제에는 이러한 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는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 완료 후 보건의료현장에서 위해의 실질적 감소 혹은 안전의 개선을 자료를 기반으로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량적 평가지표와 관련한 개선사항으로 세계보건기구의 GPSAP 핵심지표와 선진지표 이행 계획을 제시하고 공유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약물관련 위해 감소를 위한 국가 목표 설정과 60%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운영위원회에 환자대표를 임명하는 두 가지 GPSAP 핵심지표를 이행하지 않고 있지만, 이 지표의 이행 계획은 제2차 환자안전 종합계획이나 다른 곳에서 공유되지 않았다. 또한, 부분적으로 이행된 핵심지표나 선진지표에 대한 계획도 공유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의 GPSAP와 관련 지표는 국가 환자안전 현황과 진척도를 평가하는 도구이다. 제2차 환자안전 종합계획은 국내 환자안전 요구사항과 GPSAP를 포함하기 때문에, 이런 지표에 대한 이행 계획은 보완하여 환자안전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해야 한다.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에는 많은 추진과제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간단한 소개와 년도별 진행 정도만 제공되고 있으며, 구체적 실행계획은 미흡하다. 제2차 환자안전 종합계획 발표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을 고려할 때, 각 핵심과제 혹은 세부 추진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진행상황을 공유할 시점이다. 예를 들어 ‘핵심과제5. 보건의료인에 대한 교육 및 안전 체계 정립’은 환자안전, 보건의료 학회 및 협회, 의료기관, 정부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중요한 사업이다. 따라서 사업 초기부터 사업의 전망과 세부 계획을 공유하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은 환자안전의 거의 모든 측면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과제를 담고 있다. 계획대로 시행되고 기대되는 성과를 달성한다면, 안전한 보건의료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환자안전문화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발표된 계획에는 정기적인 진행상황 검토 체계, 정량적 평가지표, 구체적 실행계획, 협력과 연대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의 중간 점검과 보완을 고려해야 한다.
III. 결론
국내 환자안전 현황을 환자안전법 이전과 이후, 환자안전 이정표, 세계보건기구의 세계환자안전 지표의 국내 이행 현황, 세계보건기구의 GPSAP와 제2차 환자안전종합계획과 비교를 통해 살펴보았다.
환자안전법 제정 후 10년, 2회의 환자안전종합계획, 세계보건기구의 최근 환자안전활동 등은 우리나라 환자안전의 또 다른 성장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위해사건의 실질적 감소나 개선의 증거를 확인할 수 있는 활동정책을 시행하고, 환자안전에 환자참여를 개선할 방안을 실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숙제로, 국가차원에서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환자안전 협력네트워크를 통해 협력과 연대로 장애물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안전 협력네트워크는 실행계획 수립부터 실행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협력적으로 운영될 때 더욱 효과적이다. 실행계획은 정기적이고 객관적인 검토를 거쳐야 한다. 진행 상황은 환자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환자안전 대시보드를 통해 정량적 성과지표로 환자안전 협력네트워크에 공유되어야 한다.
환자안전 협력네트워크는 규제기관인 정부가 주도하기 어려운 위해사건의 실질적 감소나 개선의 증거를 확인할 수 있는 활동을 담당해 추진할 수 있다. ‘10만명 살리기 캠페인’과 ‘500만명 살리기 캠페인’은 민간기관인 의료개선 연구소(Institute for Healthcare Improvement)가 주도해 위해의 실질적 감소를 목표로 한 대표적인 전국 규모의 환자안전 캠페인이다[31,32]. 자료의 기밀성을 보장하고 기대되는 개선효과를 달성하는 활동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참여기관을 모집해 결과를 평가할 수 있다. 자료 공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활동 감시체계 자료를 익명화하고 민간기관에서 관리하며, 정부는 이 과제를 완료하기 위해 재원과 시설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선도적인 환자안전 전문단체’는 환자안전 협력네트워크와 협력하여 환자대표의 병원이사회 참여나 약물관련 위해의 감소를 위한 전국적인 환자안전 캠페인(예: 5년 내 환자대표 병원 이사회 참여 체계 구축, 5년 내 고위험약물관련 위해 20% 감소)을 조직하고, 활동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참여기관과 정부기관의 협력을 촉구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2023년 서울 ISQua 국제학술대회를 앞두고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박하 페스티벌 캠페인’은 한국의료질향상학회가 주도했지만, 대한병원협회 등 다양한 단체의 협력과 300개 이상의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성공할 수 있었다[33].
2015년 환자안전법 제정 이후 국내 환자안전활동은 활성화되어 지난 10년간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환자안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핵심 과제 해결을 위한 환자안전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계획 초기부터 환자안전 협력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며, 균형 잡힌 시각과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환자안전활동을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Supplementary material
Notes
Funding
None
Conflict of Interest
None